홍대 도자기 카페 줄 후기
최근 연말에 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이색 데이트를 해보고 싶어서 충동적으로 도자기 공방을 예약했다. 그곳에서 즐겁고 새로운 경험을 해서 도자기 공방 데이트를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리뷰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내가 소개하고자 하는 장소는 '도자기카페 줄(JOOL)'이다. 도자기 원데이 클래스를 연인, 친구들과 함께 들으면서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장소다. 볼거리도 맛집도 많은 홍대에 있기 때문에, 홍대 쪽에 놀러 갈 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1. 기본 정보
- 위치: 서울특별시 신촌로 4길 11 세광빌딩 3층
- 이용 시간: 오전 11시 ~ 오후 8시
- 가격: 그림 그리기 28,000원 / 손작업 38,000원 / 물레 작업 55,000 (예약 시 최소 비용이며 크기가 큰 그릇/컵 도안을 선택할 경우 가격이 추가된다.)
- 소요시간: 90분 (하지만 실제로는 사람들 하는 속도에 맞춰서 진행해서 나는 거의 2시간 정도 소요 됐다.)
- 예약 방법: 네이버 예약으로 예약 후 문자로 입금 요청 옴 - 입금 완료 되어야 예약 완료된 것
- 연락처: 010-2231-8202
- 주의 사항: 1인 1작품 /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정시에 시작함. 지각하지 않도록 합시다.
- 픽업: 손작업 기준 6주 소요. (선생님의 작품 상태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6주 보다 좀 더 지난 후 업체에서 연락 와서 방문 일정 조정.
<손작업 (핸드 빌딩) 메뉴>
손작업 메뉴판을 보면 기본적인 소형 접시는 38,000원이며 이보다 큰 도예 작품을 선택하면 가격이 추가된다.
2. 실내 & 분위기
'도자기 카페 줄'에는 완성된 도자기 작품들이 아기자기한 소품처럼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나는 15분 정도 전에 도착했기 전에 미리 완성품을 보면서 어떤 도안을 선택할지 고민해 보았다. 전반적으로 실내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아기자기하다. 옷과 가방을 따로 치워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손 씻을 수 있는 세면대, 화장실이 있다. 물레 작업하는 공간은 따로 있는 것 같은데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나는 손작업을 선택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작업을 선택했고 나머지는 그림 그리기를 선택했다. 대부분 여자 친구들끼리 오거나 데이트하러 온 커플들이었고 딱 1팀만 가족 단위로 그림 그리기를 하러 왔다.
이름이 '도자기 카페'여서 카페처럼 생겼을 줄 알았는데 그냥 도자기 공방이며 따로 카페 공간은 없다. 도자기 클래스를 들으면서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책상 위에 메뉴판이 있는데, 선생님께 말해서 주문하면 된다. 음료 가격은 클래스 가격에 포함되지 않는다. 나는 도자기 작업하느라 정신없어서 음료를 거의 마시지 못했는데, 남편은 배가 고파서 거의 다 먹었다.
3. 손작업 클래스 후기
- 재미: VERY GOOD!
- 난이도: 약간 어려움~쉬움 (도안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름)
도자기 손작업 클래스는 약 90분 동안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작은 접시를 만드는 것이다. 접시는 뭘 제대로 먹을 만큼 담기는 어렵고 과자나 아사이 베리 정도 소량 올려놓고 먹을 수 있는 정도의 크기다. 도안 파일이 있는데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도안을 골라 찰흙 위에 올려놓은 다음, 그것에 맞게 본떠 자르면 된다. 도안은 스누피, 짱구, 스펀지밥, 카카오프렌즈, 산리오 등 귀여운 캐릭터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다음 접시의 벽을 붙이고 접착시키면 된다. 찰흙을 주무르다 보면 울퉁불퉁하고 손톱자국이나 접착제 바른 흔적 등이 그대로 남는다. 그런 자국들이 최대한 남지 않도록 계속 만져주고 펴주면 된다. 최종적으로는 선생님께서 한 명씩 진짜 그릇처럼 수직 수평이 잘 맞도록 모양을 만져주신다. 어차피 선생님이 만져주니까 손재주가 없는 사람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도안 고르는 팁을 주자면, 얼굴의 형태가 단순하고 피부색이 하얀 캐릭터를 고르는 것이 좋다. 나는 스누피 도안을 골랐는데 얼굴 모양이 그렇게 복잡하지 않은 편이라 만드는 것은 쉬웠다. 도자기가 구워지면 하얀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스누피처럼 하얀 캐릭터들은 피부색을 색칠하지 않아도 되어서 편하다. 사실 찰흙 빗는 작업보다 색칠하는 작업이 더 어렵기 때문에 웬만하면 얼굴색은 안 칠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얼굴 윤곽을 그려줄 필요가 있다면, 얼굴 테두리나 볼 정도에 색깔을 주는 것이 좋다.
나는 스누피를 찰흙 빗기까지는 쉽게 따라 했는데 색칠하기 단계에서 망해버렸다. 스누피 특유의 생김새가 되려면 필요한 비율이 있는데 이미 그릇 단계에서부터 스누피 얼굴형이 묘하게 안 맞아버렸다. 옆얼굴이 너무 길어져서 강아지보다는 당나귀에 가깝게 되었다. 남편은 나의 스누피를 고쳐주기 위해 선을 덧칠했다가 너무 많이 칠해버려서 더 이상해졌다. 찰흙 빗기는 잘못 하면 다시 고칠 수 있는데 색칠은 한 번 칠하면 잘 안 고쳐지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나랑 남편은 초등학생들 미술시간처럼 엄청 집중해서 도자기 만들기를 했다. 사실 도자기 공방 데이트는 내 마음대로 말도 없이 예약해 버린 것이라 남편이 별로 안 좋아할까 봐 걱정했는데, 완전 기우였다. 특히 남편은 경상도 시골에 들렀다가 온 관계로 피곤해서 도자기 클래스를 별로 열심히 안 들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남편은 피곤함과 배고픔도 다 잊고 그 누구보다 초 집중력을 발휘해서 했다. 다른 팀들은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만들었는데, 우리가 제일 조용하게 장인 정신을 발휘해 빚었다.
모처럼 만에 만족스러운 데이트였다. 일단 남편의 새로운 적성을 찾았다. 남편은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이런 공방 데이트가 마음에 드는 것 같다. 다음번에는 물레 작업 코스를 선택해 보거나, 아님 가죽 공방 등 다른 공방 데이트를 시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작업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이 웃게 된다. 왜냐하면, 내가 정말 흙손이기 때문이다. 남편은 엄청 열심히 하는데, 엄청 못 만드는 게 정말 웃기다고 했다. 우리는 내가 만든 접시를 보면서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도자기 카페 줄에서의 도예 원데이 클래스는 초보자들에게 적합하며, 귀엽고 만들기 쉬운 도안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 금손에게는 뿌듯한 몰입의 즐거움을, 흙손에게는 어이없는 BIG 재미를 선사한다.
새로운 이색 실내 데이트를 원하는 사람들 / 무언가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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