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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체코 여행] 프라하 맛집 추천 : La Degustation 구시가지 광장 근처 고급 레스토랑 후기

by Forest Park 2023.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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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Degustation 체코 여행 중 제일 맛있었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후기

오늘은 체코 여행 중 제일 맛있었던 식당인 La Degustation에 다녀온 후기를 공유하려고 한다. 여기는 제발 제발 사람들이 정말 살면서 꼭 한 번 가봤으면 좋겠다. 나만 이런 맛을 느꼈다는 게 정말 안타깝다. '세상 사람들이 체코까지 놀러 와서 이런 맛있는 요리를 못 먹는다고?' 이런 생각이 들어서 아주 답답하다. 프라하 맛집으로 인터넷에서 별로 유명하지 않은 것 같아서 더 안타깝다. 아무래도 여기가 파인 다이닝 식당이다 보니 가격대가 비싸서 관광객들이 많이 가지 않는 것 같다. 사실 나도 여기 문턱 앞까지는 남편이 예약해서 별생각 없이 따란 간 것이라 좀 망설여졌다. 다른 식당 알아보기도 귀찮고 해서 '흠... 그래... 한 번 가긴 가보자... 살면서 비싼 데도 가봐야지...' 이런 희미한 마인드로 따라갔다. 그런데 막상 먹어보니 정말 비싼 돈이 아깝지 않은 경험이었다. 단순히 '맛있다' 이런 차원이 아니라 '세상에 이런 맛이 존재했구나?', '내가 이런 맛을 느낄 수 있구나?' 하면서 나의 감각을 확장한 놀랍고 신선한 경험을 제공해 준 곳이다. 

1. 기본 정보

  • 위치: Haštalská 18, 110 00 Staré Město, 체코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 근처, 구시가지 광장과 도보 7분 거리)
  • 영업시간: 월~일, 11:30~13:00(점심), 18:00~24:00(저녁)
  • 메뉴: 파인다이닝 코스 요리 / 코스 요리만 먹을 수도 있지만, 와인 페어링 혹은 논알코올 음료 페어링을 함께 선택할 수 있음. 
  • 풀코스 소요 시간: (먹는 속도에 따라 다르지만) 약 2시간~2시간 반
  • 연락처: +420733332771 
  • 예약 웹사이트: https://www.ladegustation.cz/rezervace

2. 메뉴 

1) 애피타이저  & 첫 번째 요리 Golden beet, poppy seeds, yogurt / 수박 주스 페어링

상큼한 비트와 짭조롬한 과자 맛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애피타이저를 먹었다. 씨앗이 뿌려져 있는 자주색 요거트는 혀로 핥아서 맛을 느끼라고 했다. 육회 같이 생긴 게 들어있는 과자가 짭조름해서 입맛을 돋워준다. 애피타이저는 맛이 잘 기억나지 않아서 패스.

아주 아주 맛있었던 첫 번째 Golden beet 요리! La Degustation은 유독 비트를 참 잘 활용하는 식당인 것 같다. 비트가 고기나 생선처럼 강한 맛이나 식감을 내는 재료가 아닌데, '비트가 이렇게 상큼하고 깨끗한 맛을 낼 수 있나?'를 이 식당 코스를 먹으면서 처음 느꼈다. 특히 고소한 씨앗하고 비트가 아주 잘 어울렸다. 씨앗에서 흙내음이 느껴져서 풍부한 감각을 자극했다. 그리고 진짜 대박이었던 게 논알코올 음료 페어링이었다. 남편이 술을 잘 못 마셔서 별생각 없이 논알코올음료 페어링을 주문했는데, 최고의 선택이었다(제발 코스만 시키지 말고 페어링도 함께 주문해 주세요). 단순히 과일 주스가 나오려니 생각했는데, 시중에 파는 오렌지 주스, 포도 주스 같은 익숙하고 인공적인 맛이 아니라 생전 처음 먹어보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 애피타이저는 수박 주스가 페어링으로 나왔는데 당연히 우리가 아는 수박 주스는 수박의 빨간색 과육 부분의 단 맛이 나는 주스인데, 수박의 하얀색 부분의 향과 맛이 주로 나는 주스였다. 청량하고 상쾌한 맛과 향인데, 이게 딱 비트 요리와 잘 맞았다. 

애피타이저
애피타이저 (비트, 짭쪼롬한 과자와 육회(?)로 추정되는 무언가)
비트 요리
비트, 씨앗, 요거트 (아주 상큼한 비트와 씨앗 요리)
수박 주스
예상을 깨는 반전의 맛이었던 상쾌한 수박 주스

2) Catfish, tomato, ham / 토마토 주스 페어링

Catfish가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메기'였다. 생선을 부드럽게 찐 요리였다. 소스가 토마토 베이스이고, 페어링 음료도 토마토 주스였는데 이 코스도 정말 맛있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토마토 맛은 보통 케첩 맛 같은 스타일의 달고 짜고 강렬한 토마토 맛인데 그런 맛이 아니어서 신기했다. 토마토가 땅 속에 파묻혀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푹 익은 토마토 맛 말고 약간 덜 익었을 때의 토마토 맛을 살린 점이 특이했다.

메기 요리
메기 요리 (부드러운 생선 찜)
토마토 주스
자연의 풍미가 가득한 토마토 주스

3) Duck, beetroot, liqourice / Sour cherry 주스 페어링

오리 고기도 아주 맛있었다. beetroot와 같이 싸 먹으면 잘 어울린다. beetroot는 신기하게 땅 속에 묻힌 뿌리의 맛이 난다. 그리고 체리 주스의 신 맛이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줘서 잘 어울린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양이 적을 것 같지만, 이쯤 먹으니까 배가 불렀다. 천천히 먹으니까 더 그런 것 같다. 

오리 고기
오리 고기, 비트 요리
체리 주스
체리 주스

4) Fallow deer, mushrooms, black truffle / 블루베리 주스 페어링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 깊었던 사슴 고기 요리. 사슴 고기를 살면서 처음 먹어봐서 '아니, 사슴 고기도 있어?' 하고 검색해 봤는데 원래 유럽, 특히 독일 쪽에서는 많이 먹는 요리라고 한다. 사슴 고기가 양고기처럼 잡내가 있는 편이라고 하는데, 내가 먹으면서도 느낀 게 이게 요리를 자칫 잘못하면 좀 잡내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었거든? 근데 트러플 향이 잡내를 잡아줬다. 트러플 버섯과 오일 향이 아주 진해서 그 맛과 향을 음미하는 게 즐거웠다. 블루베리 주스도 농도가 아주 진한 맛이었다. 코스의 구성이 상큼, 상쾌한 맛에서 점점 진하고 묵직한 맛으로 진행되게 구성한 것 같다.

사슴 고기
사슴 고기와 아주 진한 트러플
블루베리 주스
블루베리 주스

5) 디저트: Cream, rum, nuts / Grape soda 페어링

정말 배불러서 사슴 고기를 겨우 겨우 먹었더니 아직도 디저트가 남았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디저트는 먹어야지...' 디저트는 과자 같이 생긴 것 위에 크림과 견과류가 올려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입가심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디저트다. 페어링은 포도 탄산 주스였다. 서빙 직원이 탄산 주스를 따르면서 거품을 예쁘게 쭉 쌓아준다. 적당히 달달한 디저트 와인과 비슷한 맛이었다.

디저트
과자(?), 크림
포도 탄산 주스
서빙 직원이 멋진 거품 쇼를 보여줬던 grape soda

 

3. 복장

나랑 남편은 여행 중이라 누가 봐도 X 고생하며 극기 훈련 중인 관광객 행색을 하고 식당에 갔는데, 우리만 그렇게 허름하게(...) 입고 있었다. 우리만 관광객이고 나머지는 (외모로만 봤을 때는) 체코 현지인들로 추정 됐다.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라 그런지 남자들은 다 정장을 입고 왔다. 여자들은 데이트하기 위해 한껏 멋 낸 원피스나 여배우들이 시상식에서 입을 법한 스타일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나랑 남편은 '다음번에는 여행 갈 때 고급 레스토랑에 어울릴만한 옷 한 벌쯤은 준비해야겠다!'라고 했다.

4. 서비스

직원들이 아주 서비스 교육을 철저히 받은 듯 서비스가 좋았고 친절했다. 기본적으로 서빙 직원들이 계속 손님들을 주시하면서 불편한 점이 없는지, 어떤 서비스를 빨리 제공해야 하는지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느낌이었다. 코스가 나올 때마다 서빙 직원들이 메뉴와 음료에 대해 설명해 주고, 어떻게 먹으면 맛있다고 이야기해줬다. 

5. 가격 & 팁

  • 코스 요리: 2,450 코루나
  • 와인 페어링: 1,750 코루나
  • 논 알코올 페어링: 950 코루나
  • 팁: 강요하지는 않음. 그런데 서비스가 좋고 맛있어서 남편이 팁 10% 좀 넘게 줬음.
  • 2인 코스 요리/논 알코올 페어링/팁 비용: 총 7,750 코루나 (한화 약 44만 원)

 

개인적으로 La Degustation은 '요리도 예술이구나!'를 느끼게 해 준 곳이다. 요리와 식사에 대한 나의 기존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나는 파인다이닝 식당을 처음 와봐서 이전까지는 '도대체 밥 한 번 먹는데 그 돈을 왜 쓰지?'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먹고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느꼈다. 여행 경비가 충분하고 체코 여행을 특별한 순간으로 기념하고 싶은 사람들(예를 들면, 프라하로 신혼여행 온 신혼부부들)에게 적합한 식당이다. 특히 체코에서 섬세하게 공들인 코스 요리를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꼭 방문해봤으면 하는 식당이다. 유니크하고 창의적인 요리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이전에 내가 작성했던 프라하 가성비 맛집 후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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