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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조경 도시

[오스트리아 조경 답사] 바로크 양식이 잘 나타나는 벨베데레 궁전, 쇤부른 궁전

by Forest Park 2023.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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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바로크 양식 답사가 되어 버린 비엔나 왕궁 투어 

얼마 전에 관광객 1인의 마음으로 비엔나를 갔다가 비엔나의 유명 관광 명소인 벨베데레 궁전과 쇤부른 궁전에 들렀다. 유명하다고 해서 별 뜻 없이 간 것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둘 다 정원이 대단했다(!). 서양 조경사에서는 보통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정도에 대해 자세히 배우고 오스트리아 역사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오스트리아가 이렇게 웅장하고 화려한 정원을 갖고 있을 줄은 몰랐다. 기대치가 없어서 그런지 신나게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실내 관람 후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올리고 오늘은 예고 없이 맞이해 버린 오스트리아 전통 조경 답사 후기에 대해 전하겠다.

0. 오스트리아 역사 간단 소개

14~15세기 비엔나는 무역이 왕성하고 번영한 도시였다. 16세기, 합스부르크 가는 유렵의 꽤 많은 영토를 확장한 큰 세력이었다. 1533년 오스만 제국이 유럽의 많은 영토를 차지하였으며, 비엔나는 유럽과 오스만 제국 사이의 경계를 지키는 지점이었다. 1533~1806년까지 비엔나는 신성 로마제국의 수도였다. 17세기, 오스트리아는 인구가 증가하자 교외 지역 여러 가지 건축을 하였다. J. B. Fischer von Erlach와 L. von Hildebrandt와 같은 걸출한 건축가들은 쇤부른 궁전, 벨베데레 궁전, 호프부르크 왕궁의 증축 건물 등의 바로크 양식 건물들을 설계하였다. 17세기 프랑스는 절대 왕권 시대였으며 (17세기 후반 프랑스 대혁명이 발생한다) 화려하고 질서 정연한 바로크 양식 정원이 유행했는데, 오스트리아도 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1. 벨베데레 궁전

개요

  • 연혁: 1700~1723년 조성됨
  • 양식: 바로크 양식
  • 공간 구성: 상하 2단의 테라스, 상단과 하단을 연결하는 캐스케이드 있음. 미로 정원과 놀이터도 있음.

벨베데레 궁전은 상궁과 하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벨베데레 궁전의 정원은 이 사이에 선형으로 있다. 중간에 있는 캐스케이드와 테라스 같은 공간은 약간 이탈리아 노단식 정원을 연상케 했다. 자수 화단이 있어서 봄, 여름에 왔다면 형형색색 더 아름다웠을 것 같은데 비 오는 늦가을에 가게 되어 아쉬웠다.

벨베데레 궁전 캐스케이드
캐스케이드
벨베데레 궁전 미로 정원
미로 정원

2. 쇤부른 궁

개요

  • 연혁: 1696년경 Fischer von Erlach가 황제 Joseph 1세를 위해 설계함
  • 양식: 바로크 양식, 로코코 양식
  • 면적: 1.7㎢
  • 공간 구성: 정원 끝 언덕에 프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해 세운 Gloriette가 있음. 정원 이외에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원, 온실 등이 있음.

개인적인 첫인상은 '여기 베르사유 정원 축소판 같은데?'였다. 아니나 다를까 설계한 사람이 르 노트르의 제자였다. 중앙을 기준으로 대칭적으로 정원을 구성한 것, 전형적인 프랑스식 정원의 디자인이 너무나도 베르사유 정원의 느낌이 났다. 규모 면에서는 베르사유 정원 너무 압도적으로 크다 보니 비교할 수 없지만, 이곳도 1시간 동안 걸어 다녀도 도저히 다 볼 수 없을 만큼 넓디넓은 공간이었다. 결국 Gloriette는 유명한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멀리서만 보았다. Gloriette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었다. 그런데 주변보다 높은 언덕이라 그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정말 잘 나올 것 같긴 했다.

왕궁 정원이라 그런지 화려한 조각과 분수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과거 유럽인들은 식물을 일종의 배경으로 두고 조각이나 분수를 조성하는 기법을 많이 사용했다. 그래서 분수가 더 돋보인다.

쇤부른 궁전의 분수, 조각
다양한 분수와 조각

Vista (통경선)

Vista 기법이란, 시선을 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수목을 일정한 방향으로 축선을 가지게 배치하는 기법을 의미한다. 한 곳에 시선이 향하여 중요한 경관을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으며, 조경 공간을 보다 넓어 보이게 하고, 주변을 차폐 및 경계하는 효과가 있는 수법이다.

쇤부른 궁전
Gloriette로 모아지는 초점

열식 된 가로수가 있는 공간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다. 비가 오는 흐린 날이라 화단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없었기에 더욱 그랬다. 이곳에 서 있으면 압도적인 배경에 깔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질서 정연하고 정돈된 느낌이라 한 폭의 일러스트 그림 안에 있는 것 같았다. 

조경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남편은 '이곳의 정원사들은 혹시 강박 장애가 있었던 것 아니었냐'라고 물었다. 수목들을 모두 통일성 있는 형태로 전정해 놨기 때문이다. 그 시대에는 이런 규칙적인 형태의 식재와 전정, 관리가 유행이었다. 지금 보면 좀 인위적이긴 하지만. 나는 프랑스에 갔을 때도 그렇고, 이런 바로크 양식의 정원을 볼 때마다 항상 '정말 유지 관리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한다. 조금이라도 관리를 느슨하게 하면 티가 바로 날 것 같기 때문이다.

쇤부른 궁 정원
압도적인 규모의 열식 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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