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대학원생/대학생들을 위한 서평(book review) 쓰는 방법

초보 대학원생들을 위한 서평 쓰기 가이드라인

대학원 입학 전 랩실 인턴을 할 때 교수님께서 처음 서평(북 리뷰, book review)을 쓰라고 과제를 주셨다. 그런데 도대체 서평이 무엇인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특별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난감했다. 나처럼 서평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감을 못 잡는 학생들을 위해 서평 쓰는 방법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겠다.

1. 서평이란?

서평은 독후감이 아니다. 너의 개인적인 감상을 줄줄이 늘어놓지 말아라. 영어로 이야기하면 review인데 이게 한국말로 딱 떨어지는 단어가 없어 설명하기 어렵다.

서평을 풀어서 정의하자면...'책에 대한 비판적 읽기(critical reading)를 한 후 다양한 관점에서 논리적으로(logically) 평가(review)한 글'이라고 볼 수 있다.

• 비판적 읽기: 저자의 의견에 그대로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의견이 타당한지 비판적으로 검토함. 책을 비판적으로 읽는다는 것은 공격적으로 책의 단점만 파헤친다는 뜻이 아니고 1) 저자의 견해가 타당한지 논리적으로 따져보고, 2) 책의 가치와 의의를 합당한 근거를 들어 평하라는 뜻임.
• 다양한 관점: (서평의 대상이 되는 책이 아주 극단적으로 쓰레기 같은 책일 확률은 보통 없겠지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두루 검토함. 
• 논리적으로: 너의 평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야 하며, 근거는 출처가 있어야 하고 한 줄 한 줄 논리적인 전개를 갖춰야 함
• 평가: '재밌었다, 뜻깊었다' 등의 느낀 점을 쓰는 것이 아니라 평가(찬성, 반대, 의문 제기, 책 추천 등)를 해야 함

 

2. 서평 쓸 때 유의사항

• 형식: 자유 형식. 특별히 정해진 틀은 없음. 다만, 책의 기본적인 서지사항을 밝히고 서평을 쓰는 과정에서 인용한 참고문헌에 대한 출처를 밝혀야 함.
• 분량: 전체적인 분량은 자유이나, 쓸데없는 내용을 중언부언하지 않고 압축적으로 쓰는 것이 좋은 서평임. 특히, 줄거리 요약에 너무 많은 분량을 할애하면 안 되며, 아무리 길어져도 절반을 넘지 않도록 함. 
• 구성: 서론(책 주제, 내용 간단한 요약)-본론(책에 대한 의견 및 근거)-결론(책에 대한 총평, 추천 이유)
• 들어가면 안 되는 내용: 개인적인 감상(독후감에 쓰시길), 개인적인 일(책 구매 과정, 서평을 쓰게 된 경위 등. 일기장에 쓰시길)

 

3. 서평을 효과적으로 잘 쓰는 방법

1) 글 쓰기 전 생각을 잘 정리해서 압축적으로 써라. 

책에 모든 부분에 대하여, 나의 모든 의견을 죄다 쓰는 것은 좋은 서평이 아니다. 책 자체가 하나의 핵심적인 부분이 있다면, 보통 그것에 맞춰 나의 핵심 의견이 나올 것이다. 만약 책이 다양한 글을 한데 묶었거나 챕터별로 주제가 다양하다면, 책의 내용 중에 내가 어떠한 부분을 잘 취사선택하여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어찌 됐든 책에 대한 나의 의견을 조직화하였을 때 가장 핵심이 되는 메시지를 서두에 쓰고,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2) 책을 읽을 때 미리 인용할 부분을 표시해 두고, 나의 생각을 틈틈이 메모하자.

서평을 쓸 때 책을 단 한 번만 읽고 쓰는 경우는 잘 없다. 하지만 책을 여러 번 통독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일이다. 책을 처음 읽을 때 나중에 다시 읽어야 할 것 같거나, 아니면 글 쓸 때 인용할 것 같은 페이지들을 페이지 마커 등으로 표시해 두자.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드는 나의 의문점이나 추가적으로 조사하고 싶은 부분, 비판적인 생각 등을 메모해 두면 도움이 된다.

 

3) 책 내용과 관련하여 추가적인 조사를 하자.

책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이 책이 어떠한 시대적 맥락과 사회적 맥락 안에 있는지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1권의 책의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같은 분야/주제 안의 다른 책들을 찾아보거나 저자의 다른 책들을 찾아보는 추가적 조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또한, 앞서 말했듯 저자와 다른 나의 의견을 제시할 때는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데이터, 사례 등)가 필요하다. 이러한 근거는 다른 책, 논문, 보고서, 뉴스 기사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본인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근거에 대해 출처를 제대로 잘 표시해야 한다.